독일 판매 급감·로보택시 소송…테슬라, 유럽·미국 동시 흔들린다

유럽 전기차 시장, 테슬라만 역주행

2025년 7월, 독일 전기차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58%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테슬라의 판매량은 오히려 55.1% 급감하며 극명한 대조를 드러냈습니다. 독일 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테슬라는 7월 한 달간 독일에서 단 1,11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2025년 1~7월 누적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7.8% 감소한 1만 대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으로 보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유럽, 특히 독일은 테슬라가 유럽 내 거점으로 삼은 핵심 시장이자 ‘기가 베를린’ 공장까지 가동 중인 지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이 이어진다는 것은 유럽 내 소비자 신뢰 하락 혹은 경쟁사 대비 가격·기술 경쟁력의 약화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로보택시 사기’ 소송, 테슬라 주가 흔든다

한편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또다시 법적 리스크에 직면했습니다. 테슬라 주주 일부가 일론 머스크 CEO를 상대로 ‘로보택시 사기’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과장 광고 및 투자자 기만을 주장했습니다.

머스크는 지속적으로 로보택시 출시를 예고해왔지만, 실제 공개 테스트에서는 과속과 반대 차선 침범 등 심각한 문제가 다수 드러났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관련 조사를 개시하며 본격적인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 사건의 여파로 테슬라 주가는 0.17% 하락했으며, 테스트 직후 2거래일간 6.1% 급락해 약 68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것이 주주 측의 주장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 다시 시험대 위에

자율주행은 테슬라의 미래 비전의 핵심 축입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은 그 비전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특히 머스크 CEO가 로보택시와 관련해 거듭해온 ‘공수표’가 법정에서 문제로 지적되면서, 향후 자율주행 부문에 대한 투자와 소비자 신뢰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하나의 기술 문제가 아니라,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와 미래 수익 모델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쟁 심화 속, ‘고립된 테슬라’

독일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통 강호들이 속속 전기차 모델을 내놓으며 점유율을 확대 중입니다. 가격, 디자인, 서비스 등에서 더 지역 친화적인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테슬라가 이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2024년 말부터 이어진 가격 인하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가격으로 승부 보기’는 브랜드 가치를 희생하는 전략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저해할 수 있습니다.

기술력 회복과 신뢰 재건이 관건

현재 테슬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하나는 유럽 시장에서의 브랜드 회복과 판매 반등, 다른 하나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 재건입니다. 두 가지 모두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향후 분기 실적과 글로벌 정책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슬라의 기술 혁신보다 리스크 관리 능력,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응력’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