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 배상 명령과 주가 급락… 테슬라, 기술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르다
오토파일럿 사고, 테슬라에 4500억 원 배상 판결
2025년 8월 2일, 미국 마이애미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테슬라에게 3억 2,900만 달러(약 4,500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오토파일럿 기능 사용 중 발생한 치명적인 교통사고에 대한 소송으로, 4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나온 결과입니다.
이번 판결에서 핵심은 단순한 운전자 과실로 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운전자가 휴대전화에 집중하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됐지만, 배심원단은 테슬라의 기술 자체가 사고 방지에 실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과도하게 홍보하거나 실질 성능보다 앞서간 측면이 있었다는 시장의 우려를 다시 부각시키는 대목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재판까지 갔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대부분의 유사 소송은 조용히 합의로 끝나지만, 이번에는 기술 신뢰성에 대한 공적 검증이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고용 쇼크와 맞물린 기술주 약세… 테슬라도 예외 아니다
8월 1일 발표된 미국 7월 고용 지표는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습니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7만3천 명에 그쳤으며, 이전 두 달간의 수치도 대폭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 전반을 짓눌렀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2.24% 하락했습니다.
같은 날 테슬라 주가는 1.83% 하락 마감했습니다. 고용 쇼크로 인한 시장 불안 심리에 더해, 오토파일럿 배상 판결이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향후 몇 달 안에 무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번 평결은 시장 신뢰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시장 신뢰 회복 위한 '기술 증명' 절실
테슬라는 그간 기술 기반의 성장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기술의 현실’과 ‘시장 기대’ 사이의 괴리를 다시 한 번 드러냈습니다.
특히 무인 자율주행 택시와 같은 미래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력 이상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이 요구됩니다. 이번 사건은 테슬라에게 "기술이 실제로도 안전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 셈입니다.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 판결은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시장은 이번 사건을 통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력, 리스크 대응 전략, 나아가 기술 리더십 자체를 다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경제 지표 악화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테슬라는 단기적으로 주가와 브랜드 신뢰도 모두에서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테슬라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위기를 기술적 진보와 신뢰 회복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오히려 장기적인 투자 매력은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