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하락 속 중국 전기차의 부상…글로벌 EV 시장의 판도 변화 조짐

테슬라의 판매 부진…글로벌 EV 시장이 흔들린다

미국 전기차 대표 기업 테슬라(Tesla, NASDAQ: TSLA)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 대비 2.42% 하락한 280.2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단순한 주가 변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번 하락은 스페인 시장에서의 판매 급감과 유럽 내 보이콧 정서 확산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스페인에서 테슬라의 4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36% 급감했으며,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54%나 급증한 전체 시장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입니다.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과 유럽 내 여론 악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수주 내 로보택시 출시' 계획이 주가 상승을 잠시 이끌었지만, 전기차 판매 부진 속에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동반 하락한 미국 EV 주식들…신뢰 회복 쉽지 않아

테슬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날 루시드(Lucid)는 무려 6.72% 급락했으며, 리비안(Rivian)도 2.02% 하락했습니다. 미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자 신뢰 저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와 소비 위축이 겹치며 전체 EV 섹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증권사에서는 여전히 테슬라의 기술 리더십을 믿고 있으며, 6월 오스틴에서 예정된 로보택시 출시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는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반면에 부상하는 중국 EV 기술…비야디, 화웨이, 딥시크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탄탄한 내수 기반과 기술 혁신으로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비야디(BYD)는 2분기 연속으로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추월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과의 융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화웨이도 최신 AI칩 'Ascend 910D'를 자체 개발하며 테크 경쟁력 강화를 선언했고, AI 챗봇 시장에서는 ‘딥시크’라는 토종 브랜드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기술주는 관세 압박을 뚫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 증시에 상장된 테크 기업 중심의 '항셍테크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글로벌 EV 시장, '기술력 vs 평판'의 싸움으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부문에서 부진한 반면, 중국은 내수 회복과 기술 자립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확실한 건 중국 테크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글로벌 EV 시장은 이제 단순한 차량 경쟁을 넘어,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 ‘지정학적 이슈’가 얽힌 복합적인 구도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이 판도 변화 속에서 다시 한 번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왕좌를 넘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