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하락·루시드 상승, BYD는 유럽 확장… 미중 긴장 속 요동치는 전기차 시장
미중 무역 긴장, 전기차 주가를 흔들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불붙으며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다.
특히 전기차 업종은 각국 정책과 지정학적 긴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TSLA)는 1.53% 하락한 429.24달러로 마감했다.
별다른 악재가 없었음에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이유는, 미중 간 경제적 긴장이 재점화된 영향이 크다.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한화오션 자회사에 제재를 가하고, 미국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경제적 적대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냉각됐다.
이러한 정치·경제적 불안은 기술주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글로벌 공급망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테슬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테슬라 하락 속 루시드·리비안은 상승
흥미로운 점은, 같은 전기차 섹터 내에서도 종목 간 주가 흐름이 달랐다는 것이다.
루시드(LCID)는 2.48% 상승한 21.92달러를 기록했고,
리비안(RIVN)은 0.46% 상승한 13.1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가 글로벌 거시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반면,
루시드와 리비안은 개별 성장 모멘텀과 신차 출시 기대감으로 오히려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슬라는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간 주가가 8% 상승,
연초 대비 6%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중장기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BYD, 유럽 세 번째 생산 거점 ‘스페인’ 유력
한편 중국의 전기차 강자 BYD는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BYD는 헝가리·튀르키예에 이어 스페인을 세 번째 유럽 생산 거점으로 검토 중이며,
올해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스페인은 유럽 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국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환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에 BYD의 투자 결정은 스페인 정부의 친환경 산업 유치 전략과 맞물려
전기차 생산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페인은 작년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표결에서 ‘기권’을 선택한 국가로,
중국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낮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유럽 내 전기차 패권 경쟁, 테슬라 vs BYD
BYD의 스페인 진출은 단순한 생산 확장이 아닌 유럽 내 전기차 주도권 경쟁의 신호탄이다.
BYD가 현지 생산 체계를 완성할 경우, 물류비 절감과 관세 회피가 가능해져
테슬라와의 가격 경쟁력 격차가 좁혀질 전망이다.
현재 BYD의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생산 거점 다변화를 통해 향후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결국 유럽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주’에서 ‘BYD와의 양강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정치와 공급망이 주도하는 시대
이번 주가 흐름은 단순한 기업 실적이 아닌,
정치·경제적 변수와 공급망 전략이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임을 보여준다.
미중 무역전쟁, 유럽 내 보호무역 강화, 현지 생산 확대 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전기차 시장의 ‘지리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기술력과 브랜드 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BYD의 공격적인 유럽 확장 전략이 본격화되면 시장 점유율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겠지만,
장기적으로 전기차 산업의 성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