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유전자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RNA(microRNA)를 발견한 공로로 미국의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들은 각각 매사추세츠 의대와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유기체의 발달과 기능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RNA를 발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작은 RNA 분자들의 집합체로, 유전자 활동을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이번 발견은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이라는 1mm 크기의 벌레를 연구하면서 이루어졌으며, 인간을 포함한 다세포 생물에게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연구가 암, 당뇨,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열어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유전자 조절이 잘못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질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RNA는 세포 내에서 유전자 작동 방식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질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약물 개발과 바이오마커(체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서도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응용 사례는 명확하지 않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구닐라 칼손 헤데스탐 교수는 "마이크로 RNA에 대한 이해는 첫걸음에 불과하며, 아직 실질적인 적용 방안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암,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해 활발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미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두 연구자는 각각 자신의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번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1993년에 발표된 두 개의 논문을 통해 마이크로 RNA에 대한 발견을 세상에 알린 후, 이들의 연구는 생물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리 러브컨은 노벨 수상 전화를 받은 순간을 회상하며 "아직 어두운 새벽, 집을 뛰어다니느라 개가 혼란스러워했다"고 말하며 기쁜 소감을 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번 상을 통해 총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4천만 원)의 상금을 나눠 받게 됩니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각각 진행됩니다.